부산의 한 사립초등학교가 신입생들을 대상으로 100만 원이 훌쩍 넘는 교복 구입을 추진해 학부모들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통상 사립초등학교의 겨울 교복비는 22만~28만 원 정도다. A초등학교 역시 직전 교복은 28만 원 정도였다. 학부모 입장에서는 한꺼번에 교복비가 4배 가까이 오른 셈이다. 고급 원단을 이용해 유명 공방에서 개인 맞춤형으로 교복을 추진하다 보니 교복비가 올랐다는 게 A 학교 측의 설명이다.
제아이도 사립초 다녔으나 코트하고 활동복까지 30만원 선 이었는데 입학금과 학비까지 하면 부담이 크겠어요.
애초 A학교는 재학생도 교복을 바꾸게 한다는 계획이었으나, 학부모의 반발에 부딪혀 재학생 교복 교체는 일단 접은 상태다. 신입생의 경우 교복 교체 방침을 철회하지 않았으나, 역시 반발이 심각해 이달 중 학부모 간담회를 열고 여론을 청취해 교체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A학교 신입생 학부모는 물론 교복 교체가 철회된 재학생 학부모 대다수는 여전히 상식 수준을 넘긴 교복 가격에 당혹스럽다는 입장이다. 통상 초등학생은 성장기여서 교복을 여러 차례 바꿔야 해 졸업할 때까지 교복비가 부담스러운데다 학교 측의 일방적인 방침도 이해하기 힘들다.
한 신입생 학부모는 “학교 오리엔테이션에서 맞춤형으로 교복이 교체된다는 이야기만 들었는데, 뒤늦게 가격 안내를 받고 충격을 받았다”며 “아무리 명문 사립학교라고 해도 초등학생 교복이 결혼 예복도 아닌데 너무 지나친 것 같다”고 말했다.
100만 원이 넘는 초등학교 교복이 추진된다는 것을 경제력에 따른 학교 선택권 확장, 초등학교 등급화 등의 전조 현상으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A학교는 2021년 유럽의 명문 국제학교 인증을 받고, 높은 수준의 교육 과정 등으로 입소문이 나는 등 학부모 사이에서 상당한 주목을 받고 있다. 2023학년도 A학교 입학 경쟁률은 6대 1을 넘기도 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학교 측은 교복의 고급화를 추진한 것으로 이해된다.
고가 교복의 폐해를 막을 제도적 장치가 없다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교육부는 2014년 ‘교복 학교 주관 구매제도’를 도입해 국공립 중·고등학교에서는 교육부가 제시한 금액 상한선 이상으로 교복 가격을 책정할 수 없게 했다. 하지만 사립학교는 해당 제도에서 제외된 상태다. 부산시교육청 관계자는 “현재 부산의 국공립 중·고등학교는 부산시교육청이 정한 31만 4000원 상한선에 맞춰 교복을 구매하고 있다”며 “사립초등학교는 상한가를 지킬 수 있도록 구속하는 규정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A 학교 측은 “기존 교복 디자인이 너무 오래돼 새롭게 바꾸자는 필요성에 많은 학부모가 공감해 추진한 일”이라며 “학부모들이 반대하면 굳이 무리해 추진할 이유가 없는 만큼 학부모 의견을 존중해 신입생 교복 교체 여부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초등학생은 편하고 활동성인인 좋은 소재가 최고인데 어른들의 허영심에 위화감을 조성하고 비싼교복이 손상될까 활동이 제약 받는다면 ㅠㅠ 참 씁쓸합니다.